창작자의 정의 AI는 예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1. AI, 창작자로서의 가능성 탐구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창작 활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AI는 과거의 방대한 데이터셋을 학습하여 독창적인 음악, 미술, 문학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AI는 단순한 도구의 역할을 넘어 창작자의 위치까지 탐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오비어스(Obvious)라는 프랑스 집단이 개발한 AI가 생성한 그림 **<에드몽 드 벨라미 초상화>**는 201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4억 원에 낙찰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은 "AI가 예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AI의 창작 과정은 인간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프로그래머는 AI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AI가 이를 바탕으로 창작물을 생성한다. 그러나 AI는 의도나 감정이 아닌, 알고리즘과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 점에서 AI가 진정한 의미의 창작자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2. 창작자의 정의와 AI의 한계

전통적으로 창작자는 자신의 감정, 철학,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존재로 정의된다. 인간 창작자는 자신의 의도를 작품에 담아내며, 관객과의 감정적 교감을 이끌어낸다. 반면, AI는 학습된 데이터에서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창작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AI는 감정이나 의도를 가지지 못하며, 창작 과정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화풍의 작품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이 작품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맥락이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창작자가 지닌 고유한 주관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따라서 AI는 인간 창작자가 가진 정체성과 예술적 깊이를 대신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3. AI와 예술가의 협력: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

AI가 창작자 자체로 인정받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간과 AI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하고 있다. AI는 인간 창작자가 상상하지 못한 독특한 패턴, 색감, 조형미를 제안함으로써 창작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예술가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은 AI를 활용해 인간의 두뇌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러한 협력 모델은 창작자의 정의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AI는 독립적인 창작자가 아니라, 창작 과정의 조력자 혹은 확장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의 정의를 재고하게 하며, 인간 창작자와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제시한다.

4. AI 예술과 저작권의 문제

AI가 예술 창작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법적, 윤리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는 창작의 주체로 인간만을 인정하며, AI가 만든 작품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는 창작자가 작품의 저작권을 주장하려면 감정과 의도를 작품에 담아야 한다는 기존 저작권법의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AI 작품을 직접 제작한 개발자나 데이터 제공자가 창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법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예술의 본질과 창작자의 역할에 대한 철학적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AI가 더 발전하고 창작 과정에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수록, 법과 윤리적 기준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것이다.

AI는 창작자의 도구에서 파트너로 진화하며, 예술 창작의 과정과 결과물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다만, 창작자의 정의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법적, 철학적 논의가 계속되어야 하며, AI가 인간 예술가의 독창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